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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2005년 여행/3. 아일랜드

[아일랜드 - 호스] 더블린 근교... Howth


 

날짜 : 2005년 11월 2일


더블린도 밑천이 다 드러나고, 저는 이때부터 좀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율리시즈를 다시한 번 읽고 꼼꼼하게 기록하고 왔어야 하는데...
그렇담 그 길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나름대로 의미있고 재미가 있을거 아니겠어요.

저는 기네스 공장을 갈까 하다가(기네스 캔에 나온 주소로-0-)
일단 지루한 더블린을 벗어나고픈 마음에 가이드북을 뒤져,
더블린에서 멀지 않으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을 찾았습니다.

바로 Howth


Howth 행 열차를 타고 갑니다.
기차라기보단 지하철 느낌?




다행히(?) 전철 안에 신문들이 널려 있어서(메트로같은 공짜 신문)
그거 보면서 왔는데, 누가 아일랜드 아니랄까봐-0-;;
스포츠면 첫번째는 어제 있었던 챔피언스 리그 소식이었습니다.
사진은 첼시의 족홀-0-;
(이 때가 웬거랑 무링요랑 한창 대립했을 때라 ㅋ)

영국신문 보는 느낌?




20~30분 지나 Howth역에서 내렸습니다.
내리자마자 역과 같은 건물에 펍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여기 오니 날씨가 비바람 불고 장난 아니었습니다.


 



이곳은 항구도시(라기보다는 항구마을) 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저에겐 새로울 게 없는 풍경이었어요.
제가 사는 바로 옆동네인 poole이 바로 이런 모습이니.....(제가 낚시하고 그랬던 곳)




저 멀리 등대가 보이는데, 저기까지 한 번 가볼까~




걷고 있는데, 비가 그치면서 무지개가 떳습니다 ㅠㅜ
으아아~ 빨주노초파남보 완벽하게 보이는, 제가 평생 본 무지개 중 최고로 선명한 무지개였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poole 하늘에서 정말 선명한 무지개를 본 적이있지만,
그건 반쪽밖에 안 보였던 무지개였거든요.




근데 이건 반쪽짜리가 아닌 완벽한 반원형의 무지개였습니다.
오호호....항구에서, 바다에서 무지개를 보다니~




무지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무지개!!




한 화면에 담기 위해 노력하려고 마구마구 뒤로 갔습니다만,
뒤로 갈 수록 무지개는 오히려 더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희미해지고-0-;;

저는 이걸 놓치기 전에 동영상으로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잽싸게 동영상 모드롤 바꾸려고 하는데,

갑자기 황당한 일이 발생..
이때 지나가던 어떤 할아버지가 제 카메라를 냅다 뺏는 것이었습니다.

나 : 뭐하시는 겁니까?-0-;;
할아버지 : 넌 거기 가만히 서 있어. 내가 사진 찍어줄께.
나 : 아니에요 괜찮아요. 걍 주세요 (완죤 거지꼴인데 웬 사진?)
할아버지 : 아니~ 이렇게 무지개랑 사진 찍으면 얼마나 좋아?
나 : 정말로 괜찮아요..플리즈-0-;;
할아버지 : (대답 안 함)

아...이게 바로 아일랜드인의 고집이란 말인가.....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일단 언능 찍히고 난 후 동영상 찍을 생각을 하며, 일단 찍혀줬습니다.

할아버지 : (사진을 찍은 후 액정화면을 보더니 엄청 무뚝뚝하게) 뷰티풀~-0-;;;;;
나 : (아이고 고마워라) 땡스 애니웨이-0-;




이 사진입니다-0-;;
무지개가 아주아주아주 희미하게만 보일 뿐...




흑...사진 찍히고 보니 무지개가 다 사라지고 없었습니다-0-;;;;

지금 생각해보니 좀 아쉬워요. 찍어준다고 할 때 실랑이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선명히 보일 때 걍 찍을걸-0-; 무지개 앞에서, 그것도 바다를 풍경으로 무지개와 함께 사진 찍히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저는 그냥 산책을 좀 했습니다. 비가 멈췄다고 하지만,
날씨는 여전히 비가 다시 올지도 모르는 간당간당한 상태였어요.





아까 보였던 등대를 향해 계속 걸었습니다..
야...이 산책로 넘 좋더라구요.. 사진은 구리게 나왔지만...
바다를 옆에 깔고 걸을 수 있습니다.



요트숲도 지나구요..
(역시 풀이다 ㅠㅜㅠㅜㅠㅜ)



날씨는 점점 더 흐려지고 ㅠㅜ




바람이 엄청 부는 와중에...드뎌...등대에 도착..




도착하고 보니, 좀만 더 가면 작은 등대를 만날 수 있겠더군요





여기가 땅끝인가~





등대에 낙서들이 많길래 저도 살짝...-0-;;


 

한국사람 망신시키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봐여.. 옆의 엄청 커다란 낙서들에 비해 어딘지 보이지도 않잖아여.. 1센티도 안 돼여. 글구 볼펜도 아닌, 연필로 새겼어여.. -0-;; 여튼 여기 가시는 분들은 숨은글자찾기 해서 그때까지 남아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0-



여기서 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냥 다 귀찮다는 생각..-0-;





저 멀리 작은 섬이 보이고, 외로운 돛단 배 하나..
poole 과는 달리 좀 더 소박한 모습...




저는 다시 온 길로 돌아가
멀어지는 등대를 바라보았습니다.




요트들도 상당히 소박해보이네요^^




howth 항구에서 벗어나 타운센터를 보고 싶었는데,
그냥 이런 성당 비슷한 것만 있고 끝이더군요.
성당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더군요-0-;





타운에서 내려오는 길에 웬 오르막길이 있길래 올라가봤습니다.
무슨 언덕 꼭대기에 이상한 저 건물이 있던데,
뭐 하는 곳인지는 전혀 쓰여있질 않아서 모르겠더군요.
(서..서...설마...원전? ㅋ)




어쨌던 이곳에 올라오니 howth 항이 한 눈에 보였습니다.
제가 걸었던 길들이 그대로 보이네요. 등대 두 개도 저 멀리 보이고....




정박해 있는 요트들도 한 눈에...





저는 다시 더블린에 가기위해 다트(기차)에 탔습니다.
아일랜드에서도 로스트를 방송해주나? 해서 봤더니

이럴수가.......
BBC1, BBC2, 채널4...등 영국 방송국의 방송을 그대로 방송해주는 것이었습니다.-0-;;;;;;
 (영국 채널4에서 로스트를 방송하니 당연히 아일랜드에도 방송되는거고-0-)
한쪽면엔 아일랜드 국영채널 2개와, 영국 ITV 이름만 바뀐 UTV 라는 채널도 있더군요.
결국 아일랜드에서 볼 수 있는 채널 6개 중 4개가 영국 것이었습니다-0-;;;;;;;

이건 정말 쇼킹했어요.
스카이 스포츠 같은거야 말할 것도 없고...
다른 건 다 그렇다 치더라도 방송으로 인해 생기는 영향은 대단한 것 아니지 않습니까.
거리에 아무리 아일랜드의 자존심을 나타내기 위해 동상들이나 기념비들을 쭉쭉 높이높이 세우면 뭐합니까.
그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속해지는 것을 거부했던 영국 속에서 완죤히 푹 스며들어 살고 있더군요,





글구 미샤 버튼의 기사가 났길래 봤더니, 이번 아이리쉬 영화 시상식에 참석차 온다고 하네요.
기사에 미샤 바튼의 엄마가 아일리쉬 라고도 나왔습니다.
(아빠는 잉글리쉬죠.. 근데 본인은 아메리칸-0-)

하핫...며칠 뒤 집에서 TV보고 있는데 케이블에서 아이리쉬 영화상 방송해 주더라구요.
역시 미샤 버튼이 참석한 모습입니다. (나도 참 대단하지, 이런걸 또 언제 봐서 찍고-0-;;;;; ) 정말 우연이었어요.
여튼 미샤 버튼은 이 날 시상자로 무대에도 섰습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