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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듣고 보았나/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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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으로... 요즘은 며칠 째 상당히 마음이 공허하고 심란한 상태이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귀국 후에 나타나는 이 엄청난 허탈감....뭐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크고 강하고 아프게 다가올지 몰랐다.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 땐 심각한 우울증에 염세,염인증이 도져서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생각도 할 수 없으며 가만히 누워서 저주받았다면서 괴로워하며 세월을 보내는 게 일이었고...(니체도 아닌 주제에....), 20대 중반엔 그런 불치병들을 계속 안고 살려니 불만만 가득 차서 무지하게 냉소적인 인간으로 돌변해 항상 투덜이 스머프 같았고, 20대 후반부터 작년까지는 이상한 섬나라로 도피를 해버려 커다란 구멍만 만들어서 가져왔다. 공부를 위한 공부보다는 하기싫은 일들을 ..
[사진 읽어주는 여자?] 프란체스카 우드만 으으 얼마전 케이블티비의 일명 사진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우드만 언니의 사진을 놓고 누드사진이라고 하는것에 충격받았다. 도대체 무슨생각인지? 작가의 작품 의도에 대한 최소한의 공부도 안 하는 것인가? 사진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단순한 이미지 뿐만이 아니라, 작가가 왜 이 피사체를 선택해서 찍었는지, 왜 어떻게 해서 이렇게 찍었는지? 그 의도와 배경을 알아내는 게 그 사진을 읽는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작가를 이해해야 사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Francesca Woodman의 사진을 이해하기 위해선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 능력을 갖추기 위해 가장 먼저 접근해야할 부분은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패미니즘이다. 이 배경에 대한 이해..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 (Andre Kertesz, 1894~1985)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가의 한 사람으로 찬양받는 앙드레 케르테츠는 인간 활동의 여러 측면에 대해 어린애 같은 호기심을 가지고 사진을 제작했다. 케르테즈는 매료하고 자극하는 것을 예민하고 감각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활기와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특별한 목적 없이 케르테츠는 관용과 존경, 사랑을 가르치는 사진들을 제작했다. 케르테츠는 1894년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의 부유한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부다페스트 증권거래소에 들어간다. 자신의 최초의 저금을 4x6 센티미터 판을 쓰는 휴대용 소형 카메라를 사는 데 씀으로써 그는 사진에 입문하게 되었고 금융계를 떠난다. 케르테츠는 제1차 세계대전중, 헝가리군에 복무하는 동안 자기 조국의 뛰어난 시작적 기록을 만들어내었..
[사진전] 뻔fun한 사진전 (견공의 줄타기 묘기. 2001.05 퇴계로. 최승식) 심심해서 뻔fun한 사진전을 다녀왔다. 이 사진전은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지난 3년간 '포커스'와 '표정'이라는 제목으로 지면에 연재했던 fun한 사진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사건, 사고 등 현장사진에 머물러 있던 신문사진의 완성도를 높인 feature사진이다. 흔히들 알고 있는 저널리즘 사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데다, 사진상태들도 아주 좋았고 재미있는 사진들이 많으니 광화문 근처에 오시는 분들은 한 번 들러보시길~ 하지만 이런 fun한 사진들도 오늘 있었던 북한 미녀(?)응원단의 현수막 제거사건 현장에 비한다면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 -_-; (바르는 요구르트 이색 홍보. 2003.03 인사동. 최정동) 장소 : 광화문 조..
[사진전] 홍순태 사진전... 한국에 오니 전시회 기웃거리는 것 외엔 할 일이 없네..(나 정말 친구도 없다-0-) 어제 인사동의 "김영섭 사진화랑" 개관 두 번 째 전시회인 홍순태 사진전 60~70년대 한국사회의 조망을 다녀왔다. 인사동과 집이 아주 가까워서 설렁설렁 걸어서~ 원래는 인사 아트센터의 "사진과 역사의 기억" 전시회를 가려했지만, 내가 날짜를 놓쳤다.(통곡) 25일까지인 줄 알았는데, 22일이었다-_-;; 여튼 그래서 근처 김영섭 사진화랑에 들러서 홍순태 교수의 사진전을 관람했다. 홍순태 교수는 신구대학(구 신구전문대) 교수로 잘 알려진 한국 사진계의 대부이다. 그분은 "사진을 기록하는 것은 사진가의 사명이다"라는 말을 하며, 기록이란 건 단순한 사건 기록이 아닌, 얼마나 창의적으로 기록하는가가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이..
[사랑의 단상 - 롤랑바르트] atopos? 내가 거의 10년째 늘 아이디로 사용하는 아토포스-atopos.. 이 엄청난 단어는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에 나오는 담론 중 하나이다. 그 담론을 내가 어찌 summary 할 수 있겠는가~~ 그대로 옮겨본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아토포스'(소크라테스의 대화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부여한 명칭)로 인지한다. 이 말은 예측할 수 없는, 끊임없는 독창성으로 인해 분류될 수 없다는 뜻이다 소크라테스의 아토피아는 에로스의 시끈가오리에 관계된다. 내가 사랑하고 또 나를 매혹시키는 그 사람은 아토포스이다. 나는 그를 분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내 욕망의 특이함에 기적적으로 부응하려 온 '유일한', 독특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상투적인 것(타인들의 진실)에도 포함 될 수 없는 내 진실의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外 저 / 정진국 역 까치 / 80,000원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의 회고집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가 한국에서도 출판됐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모든 대표작이 수록됐다. 책 속에 들어있는 사진들을 굳이 제쳐두고라도, 일단 출판 자체가 정말 감동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구나.-_-;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가다. 솔직히 사진, 특히 도큐-저널리즘과 같은 르포사진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사람 치고 그의 영향을 안 받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내가 킬링필드를 본 후 사진을 할까말까 고민하던 고딩 때, 그의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