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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듣고 보았나/TV/영화

[영화] 긴급조치 19호

1년 전쯤엔가 다운받았다가 지금에야 이 영화를 봤는데..-_-; 아무리 시간이 남아서 본거라고 해도 왜 하필 이런 영화를 봤는지 내가 무지 미웠다. 나는 아무리 최악의 영화라고 해도 그 뒤에서 수고해준 사람들의 정성이나 노력을 봐서 이런 공개된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혹평이나 악평은 절대 안 하는 성격인데, 이 영화는 정말 내 인생 최악의 영화라 선포하고 싶다. 이런 황당하고 암울한 영화는 100년은 물론 1000년 한 번 나올까 말까하기도 힘들 듯.. 중간에 보기를 포기하려다 그래도 끝까지 다 봐야지만 "최악"을 운운할 수 있을테니, 이 글을 쓰기 위해 제 인내심을 총 동원해 끝까지 봤다. 영화 속 등장하는 가수들도 다 한심하고, 특히 몇몇 가수들은 욕을 참 잘 하더라. 그건 연기가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정감(?)있게 쓰는 단어들 같았다. 내가 일부 한국 영화들을 아주 싫어하는 이유가 욕 때문인데... 외국영화든 한국영화든 욕 많이 나오는 영화들은 다 싫다. 긴급조치 19호는 가수들의 이런 생생한 욕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신선한(?) 영화이기도 한데다.. 무엇보다도 아빠가 인질이 돼서 가수가 아빠 앞에 총부리를 들이대는 상황에서도 환호나 하는 암울한 딸이 있을 수도 있구나! 마지막 장면에서는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눈물까지 났다; 뭣 때문에 최악인지 조차 진지하게 쓸 수가 없는, 그 어떤 주제의식도 메세지도, 심지어는 유머도 찾아볼 수 없는 암울한 영화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지... 물론 애초에 이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도 전혀 없이 영화를 본 100% 내 잘못이긴 하다. 난 보는 중간에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송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했더니 "서세원이 투자한 영화잖아" 라고 하더라.. 바보같은 나는 서세원이 투자한 것도 그때서야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서세원이 투자한 영화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냐구-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