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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듣고 보았나/TV/영화

[초강추/드라마] Battlestar Galactica (배틀스타 갈락티카)

 

80년대에 starman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수백편의 미국 드라마를 봐왔지만, 내가 소장하고 있는 것은 딱 세 편 밖에 없다. young Indi와 the X-files 그리고 Battlestar Galactica..

Battlestar Galactica는 시즌2 까지 끝낸, 아직 종영되지 않은 SF 드라마다. 인류가 직접 부려먹기 위해 창조한 사일론에게 역으로 핵공격을 당해 12개 행성과 수십억 인구를 모두 잃게된다. 구식 우주전함 한 척과 인구 5만명만 겨우 살아남아서 우주 여기저기로 도피를 하게 된다. 마지막 인류의 최종 목적지는 신화에 나오는 별인,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까마득한 "지구"인데, 이 드라마에서 지구는 이미 머나 먼 과거일 뿐만 아니라,  '과연 실제하는 별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설과 같은 곳이다. 이들의 성경책이랄 수 있는 종교서에 묘사된 단서들을 찾아가 지구의 위치를 알아내려 한다.

SF 드라마이지만, 내가 보기엔 CSI보다 훨씬 현실적인 드라마이다. 인류 멸망의 직전에도 정치판이 돌아가는 게 장난 아니다. 사일런에 대항해 모두 힘을 모아도 모자를 전시상황임에도 정권의 정당성을 위한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무리들이 생기는 것을 보니 씁쓸했다. 말기 암 환자인 교사출신 여자 부통령이 억지로 대통령 맡아서 인류생존이라는 강박관념에 엄청 시달리다가 뒤로 갈수록 뒷공작도 하고.. 노련해지는 정치인이 돼 가기도 한다.

이런 정치적인 대결은 물론이고... 자기 주장 펼치려는 시민단체도 있고, 집요하게 취재하는 언론도 있고, 암시장을 지배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남은 국민들을 지켜야 하는 군대마저도 서로 기싸움을 한다. 다 죽고 5만명도 안 남아 우주공간 떠돌며 물도 음식도 부족한 상황인데도 인간들은 서로 분열하고 대립하는 게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사람이 사는 동네는 언제든, 어디든, 얼마가 모였든지 비슷하다는 얘기가 아닐까? 몇십 명 정도의 조그만 교실안에서도 힘 있는 애덜, 없는 애덜, 부자집 넘, 가난한 넘 다들 있는 법이니...

게다가 사람과 똑같이 생긴 신종 사일런들 때문에,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는 마치 월남전과 같은 상황이 전개된다. 이로 인해 서로를 더 불신하고 갈등은 깊어진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것은 기본이요, 적에게 도움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아군에게 뒤통수 맞는 상황이 생기는 것도 당연..

베틀스타 갤럭티카를 단순한 SF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설정만 SF일 뿐이지 내용을 보면 엄연한 리얼 정치드라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드라마라고나 할까! 남은 5만 인구로 민주주의 나부랭이 댄다는게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자유라는게 소중한 거라는 메세지가 있는 드라마다. 그아말로 "초.....강...추!

보시려면 시즌1이 아닌, 시즌0부터 보셔야 하구요..;;

p.s 오늘부터 Prison Break 시즌2 방송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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