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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가/영국에서

나도 월척을 낚고 회도 직접 쳤다~~

6월 25일..

이 날은 한반도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역사적인 날이 되었답니다. 제가 연습용으로 산 어린이용 민물 낚시대로 깨작깨작 장난치다가 그만 농어 월척을 해 버린 것입니다~
예전에도 한 마리 잡은 적은 있었지만, 낚시대도 친구꺼였고, 미끼도 친구가 껴준거고, 세팅도 다 친구가 해준거라 의미가 없었는데, 이번엔 전부 제가 다 한거거든요.
낚시를 가서 책이나 보고 주변 풍경이나 즐겼을 뿐, 솔직히 경험이 없어서 낚시대도 연습용으로 구입한거고 낚시질도 본격적으로 하지 않았었는데, 장난스럽게 던진 낚시대에 이런 농어가 걸리다니~~~~




저는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농어와 함께 기념사진 한 방 찍고~~
낚시대를 보세요.. 정말 얇고 작아요. Argos에서 12파운드 주고 산, 가장 싸고 상태 안 좋은 낚시대였는데... ㅋ
근데 농어 지느러미에 낚시줄 걸려 농어가 휘어진 모습...




제대로 낚시줄을 풀고, 제대로된 기념사진을 한 방 찍었습니다.
입 찢어진다-0-;;




제가 잡은 농어... 돌고래처럼 점프하고 팔딱팔딱 뛰고.. 장난 아니었어요..
저 바켓에서 두 번이나 튀어나왔었답니다.. 짜식..
자신이 횟감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겠죠..
영국 바다에 사는 고기가 횟감으로 되는 건 고기들에겐 정말 재수없는 일이거늘...




낚시하면서 라면을 끓여먹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근처 가게에서 케밥을 take away 하는 경우도 있구요.






한 참 지루해질 무렵.. 친구 한 명이 갈매기를 한 마리 낚았습니다-_-;;

낚시줄 던지는 데, 갈매기가 거기로 날아와서리.. 날개에 바늘이 걸렸어요.
옆에서 낚시하던 영국 아저씨의 거대한 뜰채가 최초로-_- 제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다시 날려 보냈어요.




이제 친구 집으로 돌아와 회를 치기로 했습니다.
영국인이 주인인 우리집에서 이런거 하면 난리 날거거든요-_-;;; 다행히 이 집은 이 친구들이 렌트한 집이라 맘대로 난리 부르스를 쳐도 되기에...

제가 월척을 한 기념으로 태어나서 처음 직접 회를 떠보기로 했습니다.













저의 작품입니다..
아 정말이지-_-;; 내가 살생을 한 것도 모자라 난도질까지 하다니 ㅠㅜ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어쨌든 잘 먹었습니다-0-;;


너무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가는 본머스의 여름... 내년이면 한국에서 이 생각에 우울증 걸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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