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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가/한국에서

한국생활 적응하기...

확실히 장기간동안 밖에 나다니다오면 이제까지 미처 몰랐던 점들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일생동안 서울 밖을 거의 안 나갔을 정도로 서울에서만 살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사람이 너무 심하게 많다는 점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사는 안국역에서 종각이라는 그 멀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면서 (한 10~15분정도 걸릴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답답해 미칠 정도였습니다. 예전에는 매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다니던 길인데....

게다가 그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마저도 마치 DVD 16배속 재생으로 보는 듯 했습니다. 그 인파에, 그 속도에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애써 좋게 말한다면 어찌나 역동적으로 보이던지...) 그 때 마침 본머스에 처음 갔을 때 길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던 때가 생각났고, 이 엄청난 대비 사이에서 정신없어하는 제 모습에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른 아침에 삼청공원으로 산책하러 갈 때마다, 다른 운동하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쳐도 인사 한 마디 없이 서로 무뚝뚝하게 지나치는 것도 예전과는 달리 아주 어색해진 점 중 하나입니다. 본머스에서는 아침에 일하러 갈 때마다 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운동하는 사람, 출근하는 사람,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등--과는 항상 "good morning!" "hello" 같은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또한 인사동 인포메이션 센터가 밤 10시까지 오픈을 한다던가, 식당이나 술집, 시장이 거의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게 느껴지면서 그걸 느끼는 자신을 또한 신기하게 느끼는 이중의 신기함을 자주 느끼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습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응해야할 엄청난 것들에 벌써부터 기가 꺾인 상태입니다. 물론 어떻게든 익숙해지기야 하겠지만, 하루 12시간씩 일을 하며 지냈던 때에도 "앞,뒤,좌,우"를 다 둘러보며 지냈던 슬로우모션 본머스에서의 생활이 무척 그리워질거에요.

오버하는 기분이지만 앞으로 한국에서 어떻게 일하면서 지낼지 아득하기만 합니다요. ㅠㅜ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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