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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여행(업로드중)/2. 스위스

[스위스] 스위스로 가는 험난한 여정...


이번 스위스여행은 2010년 6월29일~ 8월9일 떠났던 여행중 7월9일~7월13일 일정이었습니다.

원래예정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20시 10분에 출발하는 에우로스타를 타고 밀라노까지 간 후 (한국에서 미리 예약) 밀라노역에서 밤 막차를 타고 치아소역에서 새벽 4시46분에 스위스로 가는 기차를 타는 거였죠..
이러면 아침 7시30분경에 루째른에서 가뿐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탈리아 철도가 파업을 하는 바람에 베니스에서 밀라노로 가는 기차가 캔슬-_-;;
이 때 베니스역 사무실에서 표 환불관련 이탈리아 역무원들과 어찌나 말싸움을 했는지, 지금도 아찔합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티켓은 콜센터를 통해서만 환불이 가능하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전화기를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전화연결 안되구요... 30분만에 겨우 연결된 사람은
제가 영어로 말하니 전화를 걍 확 끊어버리더라는 ㅠㅜ

한시적인 파업이니 다음날 아침 첫차를 타고 가라는 무책임한 아줌마 역무원과 계속 으르릉거리고,
첫차탔을 때 내가 표가 없더라도 확인해달라는 확인증을 써달라하니 책임질 수 없다며 발을 빼던 무책임함....

하지만 이 융통성없는 아줌마에 비해 역시 이탈리아 남자는 좀 더 유연하더군요..
남자 역무원은 우리가 어찌나 끈질기게 보였던지(아님 불쌍해서인지)
우리의 E-티켓에 직접 글을 써주었습니다.
내용은 파업으로 인한 캔슬로 XX:XX에 출발하는 에우로스타를 탈테니 표검사는 넘어가라는 거였죠..
남자 역무원이 이걸 써주니, 그 아줌마 역무원은 왜 써주냐며 그 남자에게 막 소리지르고 ㅠㅜ
여튼 이 글을 받아내기까지 두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하지만, 베니스역에서 잠으 설쳐가며 시간계산을 해보니 9시경에 떠나는 에우로스타보다는
5시경에 떠나는 가장느린열차(무궁화호보다 더 느려~~~)가 결론적으로는 밀라노에 가장 먼저 도착하겠더라구요.

이렇게 되면 09:10에 스위스로 가는열차로 갈아탈 치아소행 열차에 무사히 탑승할 시간적 여유가 있겠더군요.
(2시간간격으로 차가 있으니 에우로스타를 타면 11:10에 치아소행 열차 탑승)

결국 새벽5시부터 일어나 완행열차를 타고 장장 3시간30여분동안 밀라노로 향했습니다.
(이 기차안에서 만난 두 명의 차장은 그냥 넘어갔는데, 한 명은 우리보고 무임승차 아니냐고-_-이때도 또 설명 ㅠ)

여튼 글서 순조롭게 밀라노에 가는가 싶더니.....
이 기차가 갑자기 밀라노 중앙역에 거의 다 와놓고 승객들보고 모두 내리라는 겁니다...(정말 열받음)

파업으로 인해 중앙역까지는 갈 수 없다는 말이었죠..
(한마디로 서울역에서 내려야하는데 영등포역에서 하차시키는...)

큰일이었습니다. 당시 시간은 8:40.... 스위스행 기차는 9:10
30분동안 밀라노 중앙역을 어떻게 가야하나 ㅠㅜ

이때 다행히 친절한 이탈리아인들 덕분에 지하철로는 중앙역까지 15~20분이면 간다면서 지하철역으로 우리를 인도해주었죠. 웃긴건 지하철역과 기차역이 한군데에 있는 게 아니라 떨어져있어서 횡단보도 건너고 몇블럭 지나 겨우 지하철역에 도착 ㅠㅜ 겨우 표 사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그 때 시간은 8:50,,,
20분후면 스위스행 기차 떠남.. 기차표도 사야하는데 말이죠 ㅠ

그 혼잡한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와 무거운 짐을 끌고 밀라노 중앙역의 기차역으로 100M달리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출발 1분전!!!
플랫폼 확인하고 표를 사려는데, 줄이 무지 길더군요.
겨우겨우 앞사람들에 양해를 구해 허락된 새치키를 해서 표를 사려했더니...헐..넘 임박해 표 구입 불가.
기차는 곧 떠날것 같더군요..문을 닫기위해 기차 차장이 주변을 살피는 중이었구요..
우린는 그냥 냅다 뛰었습니다. 그리고 차장을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를 질렀죠~~

"기~~다~~려 주~~세~~요~~" "우~~리~~여~~기~~있~~어~~요~~"

역무원은 우리를 기다려주고 ㅠㅜ
우리는 차장과 함께 기차에 탑승, 기차에 타자마자 바로 문이 닫히고 출발......
차장 아저씨는 밝게 웃으며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 표를 검사하고 올테니 힘들텐데 편한 자리에 앉아있어라.."라고 말하고는 다른칸으로 떠났습니다.
호홋...우리가 있던 곳은 1등석이었지요..
이렇게 친절한 이탈리아 아저씨때문에 숨 돌리고, 아저씨에게 직접 치아소까지의 표를 구입했습니다.
(치아소에서부턴 스위스패스 사용 가능)

이탈리아에서 정말 지옥같은 파업경험에 그 재섭던 역무원 아줌마 얼굴이 떠올랐다가도
이렇게 친절함을 보이는 사람들과 그들의 정 때문에,
이탈리아는 있을 땐 한 없이 "여길 왜 왔을까" 욕만 하게 되지만,
막상 떠나면 한 없이 그리워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갑사합니다^^;








기다렸다가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