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다보니 신기하게도 모든 게 암울해지고 삭막해지는 이 어쩔 수 없는 감정. 나는 또다시 투덜이스머프처럼 불평이나 하고 트집만 잡으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 특히 하루라도 인터넷이 안 되면 인터넷 대란으로 나라가 뒤집어지고, 어설픈 인터넷 신문의 기사에 여론이 움직이고, 또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정말 역겹다.
지금 세상은 200년 전보다도 단조롭기 그지 없고, 인간들 교육수준은 높아진 것 같지만 알고보면 아무 것도 배운 것 없이 오직 그전 세대의 오류와 악몽을 되풀이한다는 건 나만의 오버인가? 모든 사건들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라 해도 그게 그거같이 모두 엇비슷하다. 신기한 일도 없고 놀라운 일도 없고, 새롭게 드러나는 일도 없다. 인간에 대한 희망도 별로 없어보인다.
눈에 번쩍 뜨일만한 업적들은 이미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이루어져 더 이상 할일이 없으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기보다는 스트레인지러브 박사의 광기 이상의 파괴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자는 심술이 반영된 현대예술들 또한 모두다 rubbish다.
디지털에 최첨단의 21세기 한국?
차라리 19세기를 한번 더 사는 기분으로... 게으른 나머지 불어를 배우지 못한 불행한 시인이 되어 긴 옷자락으로 거리를 휩쓸면서 아름다운 아가씨들에게 가끔씩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나만의 니체를 찾아 한참을 농락하다가 이념의 차이라는 이름아래 찬 마룻바닥에 급작스레 내 던져 버린뒤, 부모와 형제를 팔아 얻은돈으로 매일매일 파티를 열고 가끔 잘 꾸며놓은 발코니에 작은 티 테이블을 놓고 앉아, 인간이 자연을 모방하는게 아니라 자연이 인간을 모방하더라는 오만하기 그지 없을 시구(?)나 끄적이고 있는게 낫겠다.
21세기의 한국처럼 재미 없는 시대는 세상이 또 있을까.
그래서 현대생활이란건 완전한 쓰레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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