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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듣고 보았나/책/사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外 저 / 정진국 역
까치 / 80,000원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의 회고집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가 한국에서도 출판됐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모든 대표작이 수록됐다. 책 속에 들어있는 사진들을 굳이 제쳐두고라도, 일단 출판 자체가 정말 감동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구나.-_-;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가다. 솔직히 사진, 특히 도큐-저널리즘과 같은 르포사진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사람 치고 그의 영향을 안 받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내가 킬링필드를 본 후 사진을 할까말까 고민하던 고딩 때, 그의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을 읽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었다. 그것이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러니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그냥 넘어갈 수 없지~

일단 대외적으로 보자면,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은 로버트 카파, 조지 로저 등과 함께 마그넘 포토스(Magnum)를 만든 사람으로 알려진, 사진계에선 한마디로 다큐-보도사진계의 대부이다. 그 명성 만큼이나 화려한 수상경력과 전시경력을 갖고 있음은 물론... 한국에서 가장 최근 열린 전시회로는 97년 프랑스 문화원에서 열린 인물사진 회고전이었다. 그 후에 그가 설립한 마그넘의 사진전도 열렸었다.

카르티에-브레송의 사진을 소개하자면!!!
일단 내용적으로 살펴보자면, 그의 사진은 한마디로 시(詩)다. 카메라로 시를 쓰는 시인이라고나 할까... 서정적인 그의 사진에는 그 어떤 구호도 없고, 편향된 이념도 드러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살펴보자면, 그 특징은 표준렌즈, 노트리밍, 비연출.. 이렇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이것들에 아주 큰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의 표준렌즈는 외면당하고 있다. 광각렌즈나 망원렌즈의 결과물은, 원근의 왜곡으로 인해 우리 시각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표준렌즈를 외면하고 있다. 물론 광각렌즈나 망원렌즈가 최소한의 동작으로 먼 곳과 가까운 곳의 피사체를 찍을 수 있기에 편리한 건 인정! 하지만 가장 좋은 촬영법은 몸으로 zooming하는 것이다. 몸을 움직여 가까이 가고, 직접 피사체에 다가가는 것... 이렇게 표준렌즈를 통해 몸으로 찍는 사진이 가장 좋은 사진이다. 이런 표준렌즈를 외면함으로써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시각은 점점 왜곡되고 있다.

아울러 또다른 특징은 연출된 사진을 절대 찍지 않고, 트리밍을 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트리밍이란 게 물론 편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촬영하는 순간 왜 미리 그런 생각을 안 하는지? 그것을 카르티에-브레송은 "창조적인 방식으로 보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왜곡되지 않은, 우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프레임 속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을 때 셔터가 저절로 눌러져야 한다. 이런 "결정적 순간"을 잡는 사진가는 트리밍도, 연출된 피사체도 모두 필요없으니....


조선일보 서평(강운구)
동아일보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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